천문학

목성의 위성 유로파, 생명의 존재 가능성

포하마 2022. 11. 12. 18:34

현재까지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유로파는 잠재적인 거주 가능성이 높고 외계 생명체가 있을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하기 좋은 위치 중 하나로 뽑히고 있다.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생명체는 얼음 밑의 바다에 존재하는 열수분출공과 비슷한 환경 주변에서 존재할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생명체는 지구의 심해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유로파는 지구로부터 너무 멀어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우주 탐사선들은 유로파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자료들을 보내왔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생명체는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에만 의존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지구에서는 태양의 빛이 지표면에 잡혀서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산소를 생산하고, 산소는 동물에 의해 소비되며 광합성으로 생산된 에너지는 먹이 사슬을 통해 전달된다. 심해의 생물들은 투광층으로부터 너무 멀기 때문에, 밑에서 내려오는 영양분과 동물 사체를 먹고 산다. 이처럼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의 기준은 직사광선이 비추어야 한다고만 생각하였다.

그러나 1977년, 탐사용 잠수정 DSV 앨빈이 갈라파고스 단층에서 탐사를 진행하던 중, 과학자들은 갈라파고스만 고삐 수염 벌레, 조개, 갑각류, 담치류와 같은 생물들의 서식지를 발견했고, 이 서식지들은 열수분출공 주변에 분포하고 있었다. 이 생물들은 햇빛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먹이 사슬을 가지고 있음도 곧 밝혀졌다. 식물을 대신해서 먹이 사슬의 맨 밑을 이루고 있던 생물은 수소나 황화수소와 같이 지구 내부에서 올라오는 화학 물질에서 에너지를 얻는 세균이었다. 이렇게 태양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화학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생물이 발견됨에 따라 생물학 연구에 혁명을 가져왔다. 이러한 생물은 단지 물과 에너지가 될 화학 물질만을 필요로 했다. 또한 이 발견은 외계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을 증가시켜 우주생물학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열수분출공 : 뜨거운 물 가스 지하로부터 솟아나오는 굴뚝형 구멍


수염 벌레와 같은 다른 다세포 진핵생물은 세포 호흡하면서 산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나마 광합성에 의존하고 있고, 이러한 생태계에 서식하는 혐기성 생물과 고균이 바로 유로파의 바다에서 살 수 있으리라 추정되는 생물종이다. 유로파의 지질 활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은 목성과의 기조력이고, 이 영향은 자매 위성인 이오에서 조금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유로파는 지구처럼 내부의 방사성 붕괴에서 열원을 얻기도 하지만, 기조력으로 발생하는 에너지가 수십 배 정도 더 크다. 그러나 이러한 에너지원은 지구 표면에서 일어나는 광합성 기반 생태계처럼 크고 다양성이 높은 생태계가 생겨나지 못할 수도 있다. 유로파의 생명체는 지구의 암석 균이 서식하는 장소처럼 바다의 밑바닥이나 밑바닥에 있는 열수 분출공에서 서식할 것이라고 추측되며, 지구의 극지방에 사는 조류나 박테리아처럼 유로파의 얼음 지각 하부에 붙어 존재하거나, 아예 바다를 떠다닐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유로파의 바다가 너무 차갑다면 지구에서처럼 생물학적 작용이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너무 염분기가 높다면, 극단적인 호염균만 이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추측된다.

2009년 9월, 행성 과학자 리처드 그린버그는 우주선이 유로파의 표면에 충돌하면서 유로파의 얼음에서 산소를 떼어내 산소 분자 상태(O2)로 만들고, 이렇게 생겨난 얼음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지하 바다에서 물이 올라온다고 주장하였다. 그린버그는 이 과정을 통해 유로파의 바다가 불과 몇만 년밖에 들이지 않고도 지구의 바다보다 산소 농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은 유로파의 바다에서, 예컨대 생선 등 "거대한" 호기성 생물이 살 수 있도록 해 준다.

2006년, 콜로라도 대학교 볼더 대기 및 우주 물리 연구소의 부교수인 로버트 T. 파팔라도는 유로파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는 한때 화성에 생물이 살 수 있는지를 이해하려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오늘날 유로파 또한 그러한 장소입니다. 우리는 이 점을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유로파는 잠재적으로 생명체에 필요한 모든 물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몇십억 년 전 이야기가 아니라,  이 순간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

2011년 11월, 한 연구팀은 "네이처" 지에 유로파의 거대한 바다와 얕은 호수가 얼음 지각에 둘러싸여 완전히 단절된 상태라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들을 제시했다. 만약 이 점이 확인된다면, 호수 또한 생명이 살 수 있는 잠재적인 장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2013년 3월 발표된 논문은 과산화 수소가 유로파 표면 대부분에 걸쳐서 풍부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논문 저자는 만약 유로파의 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하고 과산화 수소가 지하 바다로 들어가 섞인다면, 단순한 형태를 띠고 있는 생명체의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과산화 수소가 물과 섞일 때는 산소로 붕괴하기 때문에 지하 바다의 생명체들에게 중요한 요소하고 생각한다.

2013년 12월 11일, NASA는 유기 물질과 관계가 있는 점토 광물(층상 규산염)이 유로파의 표면에서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과학자에 따라, 이 점토 광물은 소행성이나 혜성과의 충돌로 인해 생겨난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